한 20년 전에 본 것 같은데 다시 보니 정말 앳된 모습의 배우들이 있었다. 당시 소설을 읽고 영화를 봐서 약간 실망한 데다 페터를 보고 느끼하게 생겨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아니 킬리언 머피님이 아니신가. 나에겐 새로운 매력을 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회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소녀, 북구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1632-1675)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명화이다. 화가 베르메르의 삶은 당대의 다른 화가들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의 거장이라고 하지만 화가 생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43세의 젊은 나이에 부인과 자식, 현존하는 30여 점의 작품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17세기 중엽 네덜란드는 상업도시였다. 성장한 자본가들은 예술을 향유했고 화가들에게 작품을 의뢰하여 사고팔기도 하였다. 특히 델프트는 지금까지도 도자기와 타일이 유명한 곳인데 실제 베르메르도 그곳 길드에 소속된 화가였다고 한다. 베르메르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후 나치가 숨겨둔 미술품 속에서 베르메르의 작품들이 발견되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다. 특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베르메르의 대표적인 작품인데 그림 속 소녀의 커다란 눈동자와 관능적인 입술, 특유의 시선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신비감을 주는 작품이다. 어리고 수수한 옷차림의 그녀가 고가의 진주 귀걸이를 하고 속눈썹이 보이지 않으며 머리칼 또한 한올도 보이지 않아 당시 화가들이 상상의 인물을 그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그림도 그중 하나라는 주장이 미술계에 있어 왔다. 배경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베르메르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은 검은색으로 칠하였고 작품의 인물이 화가를 바라보고 있어 많은 이들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소녀의 옷차림은 수수하지만 머리에 두른 천에 사용한 푸른색 안료는 울트라마린을 사용하였는데 울트라마린은 당시 금보다도 비쌌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녀를 누구였는지를 알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지만 아직 알려진 바는 없다. 이런 여러 가지 추측과 상상에서 출발하여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1999년 진주 귀고리 소녀라는 소설을 출간했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화가의 삶이 유명하지 않다 보니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오히려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편했다고 한다.
기본정보 출연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를 원작으로 한 피터 웨버 감독의 영화이다. 영국, 룩셈부르크, 프랑스, 벨기에, 미국 공동 제작 영화로 2003년 개봉했으며 콜린 퍼스, 스칼렛 요한슨, 톰 윌킨슨, 킬리언 머피 등이 출연하였다. 한국에서는 2004년 개봉했고 2018년 재개봉되기도 하였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미술상, 촬영상, 의상상의 후보에 올랐던 만큼 영화는 회화처럼 아름답다.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역에는 오만과 편견,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 킹스 스피치, 킹스맨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콜린 퍼스가 맡았는데 대사가 많지는 않아도 무게감 있고 깊이 있는 예술가를 표현하였다. 하녀 그리트역에는 스칼렛 요한슨이 맡았는데 명화 속 소녀의 모습을 재현하였다. 어린 나이임에도 콜린 퍼스와의 호흡을 잘 맞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페터역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킬리언 머피가 맡았는데 다크나이트, 인셉션, 인타임, 덩케르크, 콰이어트 플레이스2 등의 작품이 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무겁고 느리며 인물들의 감정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섬세하고 절제된 떨림이 있으며 신비한 매력이 있다.
줄거리 결말
1665년 도자기와 타일로 유명한 네덜란드 델프트, 타일에 그림을 그리는 아버지가 부상으로 시력을 잃게 되어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그리트는 베르메르 화가의 집안에 하녀로 들어간다. 하지만 베르메르 집안의 사정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계속되는 출산으로 신경질적인 베르메르의 아내, 베르메르 부부의 다툼으로 그림 하나가 망가졌고 아내는 그 후로 화실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물건은 제자리에 둬야 되는 까다로운 화실 청소를 그리트가 맡게 되지만 그리트는 시력을 잃은 아버지를 위해 그러한 습관이 이미 길들여져 있었고 다른 일들도 꼼꼼하게 잘하였다. 아내의 일곱 번째 아이 출산 축하연에서 베르메르의 새 작품이 공개되지만 그의 후원자 피터 반라이번이 그에게 다음 작품을 의뢰하지 않는 바람에 돈줄을 쥐고 있고 사사건건 참견하는 장모와 아내의 심기는 더더욱 날카로워진다. 심지어 베르메르의 딸들 중 하나인 코넬리아는 온갖 거짓말로 그리트를 괴롭히며 충돌한다. 그리트는 호기심도 많고 아버지처럼 그림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그런 그리트에게 베르메르는 색을 보는 법, 물감 섞는 법을 알려주는 등 가까워지게 되고 그녀를 통해 영감을 얻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한편 푸줏간집 아들 페터와 그리트의 사이 또한 점점 가까워졌다. 베르메르의 장모는 피터 반라이번을 초대하여 뛰어난 수완으로 새로운 그림을 계약하도록 종용한다. 가족화를 추천하지만 반라이번은 하녀 그리트가 자신을 시중드는 그림을 요구한다. 동네에 그림 모델로 서게 된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고 페터 또한 걱정하지만 베르메르는 그리트를 단독 인물화로 그려 반라이번에게 주기로 맘먹는다. 드디어 그리트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게 되지만 아내의 경계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갔다. 그림의 구도를 위해 베르메르는 그리트에게 귀걸이 착용을 위해 귀를 뚫으라고 하고 장모는 후원자의 뜻을 거스를까 두려워 그리트에게 딸의 진주 귀걸이를 빌려준다. 결국 모든 걸 알게 된 베르메르의 아내는 격노하여 그림을 부수려다 남편 손에 저지당하고, 그리트는 그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훗날 베르메르 집안의 하녀 타네커가 그리트에게 진주 귀걸이를 전달해 주며 영화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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